저는 평상시에도 그렇고 엄청나게 많은 양의 타이핑을 합니다.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에도 그렇지만, 코딩을 할 때에도 타이핑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저는 좋은 키보드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단편적인 리뷰를 해보려 합니다.
제가 보통 기숙사에서 지내다 보니, 노트북을 많이 쓰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기존에 가장 많이 사용한 키보드는 다름이 아닌 노트북의 팬타그래프 키보드입니다.
1. 팬타그래프 키보드
팬타그래프 키보드의 경우, 주로 노트북에 자주 사용되며, 영어로는 Scissor-Switch 키보드라고 불립니다.
팬타그래프 키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당연히 얇다는 점입니다. 노트북에 사용되는 이유 또한 이 이유죠. 또한 디자인이 깔끔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매우 분명한데요, 제게 가장 크게 다가온 단점은 바로 손목이 아프다는 점입니다. 이후 이야기하겠지만, 팬타그래프 키보드는 높이의 차이가 없으며, 다른 말로 이를 '스텝스컬쳐가 적용되지 않았다'라고 표현합니다. 때문에 장시간 타이핑을 할 경우 손목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이 팬타그래프 키보드를 가장 싫어한 이유는 바로 손가락 통증이었습니다. 키가 워낙 얇다 보니, 키를 누르면 키가 바닥에 닿는 경우가 많아 손가락에 충격이 오는 느낌도 싫고, 실제로 손가락 마디도 아파와서 키보드를 사기는 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양한 키보드들에 찾아보았고, 멤브레인 키보드, 기계식 키보드, 무접점 키보드 등 많은 키보드를 실제로 찾아보거나 실제로 구입해 봤습니다.
2. 멤브레인 키보드
멤브레인 키보드는 가장 대중적인 키보드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키보드 방식이며, 다이소 키보드나 로지텍의 (게이밍이 아닌, 사무용) 키보드들은 대부분 이 멤브레인 방식입니다.
멤브레인 키보드의 경우, 키 아래에 있는 러버돔으로 완충을 하고, 눌리면 아래에 있는 압전 소자가 눌려 이 신호를 감지하여 키 입력을 받게 됩니다.
멤브레인 키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가격입니다. 매우 싸며, 5000원 정도면 사무용으로 쓸만한 키보드를 하나 구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멤브레인 키보드느 방수에 강하기 때문에 세척하기도 쉽습니다 (생각보다 매우 큰 장점).
멤브레인 키보드의 단점을 뽑자면, (주로) 게이밍에는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있습니다. 물론 DT-35처럼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키보드들도 있지만, 본래 멤브레인 키보드는 무한 동시 입력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도 추후 나왔으나, 어차피 저는 사무용으로 사용할 키보드를 찾는 것이었기 때문에 너무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오늘 리뷰할 K623 또한 이 멤브레인 방식입니다.
Q1. 왜 많은 멤브레인 방식 중에서 하필이면 3만원이나 (멤브레인 치고 비싼 편) 되는 이 키보드를 샀습니까?
A1. 멤브레인 키보드는 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저는 타이핑을 할 때의 크 타건감을 중요시하는데, 대부분의 멤브레인 키보드는 키 높이가 매우 낮아 팬타그래프와 크게 차이가 없거나, 너무 싸구려 러버돔을 사용해 손가락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키의 높이가 높은 모델을 찾고 있었습니다. (뒤에 설명이 더 나옵니다.)
저는 RGB 라이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저가형 제품에서는 주로 부족한 품질을 은닉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며, 괜한 추가금을 내게 되기 때문입니다. K623 또한 LED를 지원하지만, 단색만을 지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받침인데요, 후기를 많이 찾아보니 K623이 통울림이 그리 심하지 않으며, 가격 대비 매우 견고하다는 후기를 보고 이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Q2. 멤브레인에 해당 가격을 지불할 만 한가요?
A2. 네. 키보드는 한 번 사면 거의 10년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3 만원 정도는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 생각합니다. K623의 타건감은 일반 저가형 (~만원 중후반) 멤브레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기도 하고요.
3. 기계식 키보드
다음은 기계식 키보드입니다. 저는 오랜 시간 동안 키보드에 대해 검색해보면서 레오폴드 키보드를 꼭 한번 구매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타건감이 과연 진짜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고 말이죠. 이러한 고민은 그 가격 (15 만원) 앞에 고개를 숙였고 결국 K623으로 한 학기를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그러던 도중 교내 중고 거래터에 레오폴드 적축이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네고를 한 끝에 이 키보드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스프링을 사용하여 완충을 하고, 말 그대로 스위치처럼 키와 연결된 막대가 하단부를 때리면 키 입력이 됩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그렇기 때문에 해당하는 스위치의 선택이 매우 중요한데, 가장 유명한 스위치로는 청축, 갈축, 적축이 있습니다. 그 각자의 차이는 많은 곳에서 쉽게 접하실 수 있으니, 여기에 적지는 않겠습니다.
Q1. 레어폴드는 어떤가요?
A1. 역시나 비싼 값을 합니다. 이곳저곳 마감의 퀄리티가 매우 높은 것이 눈에 보입니다.
Q2. 왜 적축을 구매하셨나요?
A1. 적축이 중고장터에 올라왔기 때문에...라고 하긴 좀 그렇고, 저는 원래 적축을 구매할 예정이었습니다.
우선, 저는 청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특유의 딸깍거림이 확실히 글자가 눌리는 맛 자체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만은, 우선 타자를 많이 쳐야 하는 입장으로서 청축은 너무 시끄럽고 까놓고 말해서 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릴 거 같더라고요. 제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제 룸메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점도 있습니다. 제 작년 룸메이트가 청축 소유자였는데요... 하아...
보통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갈축을 추천해줍니다. 하지만 저는 갈축을 실제로 사용해보았는데, 실제로 갈축도 청축만은 아니지만 매우 시끄럽습니다. 저처럼 연구실이나 기숙사에서 사용하실 예정이라면, 갈축도 충분히 시끄러울 수 있음을 알아주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갈축은 청축도, 적축도 아닌 애매한 축이라 생각해 타건감도 애매, 소리도 애매, 해서 원래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따라서 그다지 사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가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바로 무소음 적축입니다. 레오폴드 사에서는 적축도 있지만, 무소음 적축도 판매합니다. 핑크 축이라고도 불리는 데요, 저는 이 둘 가운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적축을 구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웹서핑을 하던 도중 어떤 분이 '무소음 적축을 쓸 바에야 그냥 멤브레인 쓰고 말지 왜 돈을 버리느냐'라는 댓글을 남기신 것을 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소음 적축은 축이 달라지는 것도 맞지만, 키 아래에 흡음재를 넣어 소음을 줄여 '키감이 먹힌다'라고 많이들 표현하시더라고요. (실제로 타건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선 잘은 모르겠습니다.)
Q3. 해당 제품의 단점이 있다면?
A3. 레오폴드의 키보드는 그 가격에서도 볼 수 있듯이, high-end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받침, 연결부, 통울림 등을 보면, 마감이 전반적으로 매우 퀄리티가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키 또한 모두 표준 규격을 따르기 때문에 키캡 놀이도 충분히 할 수 있고 말이죠. 하지만 이 놈의 스페이스... 좀 더 넓게 말하자면 윤활이 별로입니다.
그리고 키캡에 대한 문제?는 아닌 문제가 있습니다. 이건 다음 질문에서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4. 키캡, 그리고 키감은 어떤가요?
A4. 우선, 적축 키보드는 본래 구름 타법이라는 타법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레오폴드의 적축은 이 구름 타법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아까 이야기했던 문제 아닌 문제입니다. 이에는 다양한 이우가 있는데요,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무래도 키캡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해를 도와드리기 위해 제가 직접 사진을 찍어 왔습니다.
각각 레오폴드 적축과 아이락스 멤브레인 키보드의 모습인데요, 한눈에 봐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물론 안에 들어있는 스위치도 다르지만, 키캡이 매우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레오폴드의 키캡은 매우 고품질의 (느낌이 정말 좋고, 실제로 각인이 가장 오래가는 종류입니다.) 키캡이지만, 전반적으로 얇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보시면 같은 스텝스 컬처인 데에도 가장 상단을 보시면 아이락스의 제품이 훨씬 더 높은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누르는 경우 매우 강한 반발력이 느껴집니다. 즉, 구름 타법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죠. 대신 일반적인 타법으로 속기를 할 때에는 매우 느낌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이 사실을 모르고 적축 = 구름 타법이라는 고정관념에 씌어 많이 시도해봤지만, 실제로 오히려 손가락에 힘이 더 많이 가해져 아픕니다. 실제로 이 글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K623을 다시 꺼내서 사용해 보았는데요, 구름 타법으로만 비교했을 때 키감은 조금 덜해도 손에 들어가는 피로는 훨씬 덜하더군요. 레어폴드는 가장 가벼운 적축인 데에도 말이죠!
물론 이는 문제라고 할 순 없습니다. 멤브레인 키보드와 다르게 기계식 키보드는 키캡을 자유로이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더 높은 키캡을 사서 꽂아주기만 하면 구름 타법에 더 맞는 키보드로 바꿀 수 있는 것이죠. 물론 구름 타법이 이 다른 타법보다 우월한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저는 그냥 이 질감 좋은 키캡으로 일반 타법을 계속 사용할 듯합니다. 손가락이 힘들 땐 아이락스 제품을 사용하고 말이죠.
4. 결론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키보드는 한 번 사면 10년 거뜬히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나 타이핑을 많이 하셔야 하는 분들께서는 괜찮은 키보드를 하나 장만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역시나 그런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키감과 피로도일 텐데요, 저는 꼭 멤브레인 키보드가 더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도 K623의 키감이 마음에 들거든요.
너무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좋고 확실한 방법은 바로 직접 타건 해보는 것입니다. 저도 일본에 갈 일이 있었을 때 무접점 키보드와 다양한 기계식 키보드를 실제로 타건 해보고, 무접접과 적축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접점은 가격이 그 두배...ㅠ)
너무 유튜브의 타건 동영상을 맹신하지 마십시오. 생각보다 어떤 소리가 거슬리는지, 어떤 소리가 크게 나는지가 다릅니다. 사람의 타건 스타일도 제마다 많이 다르고 말이죠. 레오폴드의 스페이스 바는 타건 영상들을 보면 엄청나게 욕을 먹는데, 저 같은 경우는 스페이스 바를 오른손으로, 중앙 밖에 안 누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왼쪽에서 눌렀을 때에 특히 소음이 심합니다.)
마지막으로 키캡 또한 생각보다 큰 차이를 준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의 경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키캡을 바꿀 수 없는 멤브레인 키보드의 경우는 특히나 이에 신경을 쎠 주시기 바랍니다. 보통 속기를 주로 하신다면, 낮고 날렵한 키캡을, 장시간 타이핑을 하며 가볍게 치고 싶으신 경우에는 조금 높은 키캡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