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호랑인 입니다.
오늘은 대통령 장학금 면접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 왜냐하면, 최종합격을 했기 때문입니다 ! 혹시나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면서, 나름 이전 포스팅들이 너무 설레발이 아니었나 하는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간에 합격을 했기 때문에,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이 마지막이 될 것 같네요.
물론 이번에도 여러분은 대통령 장학금의 면접에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가 가장 궁금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은 그 문제 뿐만 아니라, 면접에 대한 다소 불편한 사실이나 이것에 대한 제 부정적인 시각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면접에 대해 제가 대답한 내용에 대해 개인적인 부분은 알려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 면접 시간과 장소
면접은 4월 20일 금요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조금 이른 시간대의 조였고, 10시정도부터 1시까지 면접을 봤습니다. 아는 바로는 제가 있던 시간대가 마지막 시간대였고, 많은 학생들은 4월 19일 목요일에 면접을 봤습니다.
하지만, 이에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 금요일에 면접이 있다는 사실을 그 주 화요일에서 수요일 넘어가는 날에 공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공지하는 이메일에는 "시간 변경 불가" 라 빨간 글씨로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장학회에 전화를 했고, 시간을 변경할 수 있냐 물어보았지만, "이메일에 시간을 변경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는 말을 듣고 정말 기분이 나빴습니다.
사실 이걸로 끝이었다면, 상관없지만, 카이스트와 서울대 (어차피 대부분 두 학교의 학생들이 면접을 봅니다.) 는 둘 다 그 주에 중간고사를 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 전날 저녁까지 시험을 봤고, 면접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가자마자 또 시험을 봤습니다.
둘째, 장소는 무조건 대구입니다. 서울대는 서울에 있고, 카이스트는 대전에 있지만, 면접은 모든 학생들이 대구에서 봅니다. 시험기간에 갑적스러운 공지를 받은 것도 서러운데, 모두 대구까지 오라뇨... 정말이지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이 사실을 알려드렸으니, 이걸 읽으신 분들은 미리 알고 계세요. 사실 하실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적어도 염두해 놓고 있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중간고사 공부 계획이 갑작스럽게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대기실
대기실에 가니, 아는 학생들이 정말 많더군요. 사실 저는 서울(강남 등)에서 공부한 사람이 아닐 뿐더러, 수도권에 있는 고등학교를 나온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예상치 못했지만, 아는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통점으로는 대부분 올림을 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고등부 정올 수상자인 친구 둘을 만났고, 천올 국가대표 한명과 수상자 하나, 화올 국가대표, KYPT 수상자 등등의 학생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당시 대기실에 50명 정도의 학생 뿐이 없었는데 이렇게 밀도 높게 모여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3. 1차 면접
1차 면접은 1분의 자기소개로 시작합니다. 사실 이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안내문에서는 학업실적을 위주로 1분동안 말하라 했지만, 면접 대기실에서는 학업실적 + 장래희망 만 말할 수 있다 하더군요. 이건 minor한 문제니깐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혹시 모르신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학교이름이나 본인의 이름을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 가보면 알겠지만, 대부분(거의 다) 서울대 혹은 카이스트 학생이기 때문에, 학과이름을 말하면 다 구분이 됩니다. (카이스트는 1학년 무학과제에 의해 전원 새내기과정학부이며, 서울대는 각자 학과가 정해져 있음.)
그래서 1분 자기소개를 하고 나면, 4~5명의 심사위원들이 평범한 면접을 봅니다. 이 면접은 정말 별거 없습니다. 그냥 미래에 뭘 할 것인지 더 물어보시는 것 정도입니다. 심사위원님들은 지원서를 읽지 않으시는 듯 하니, 그냥 자신이 적은 내용을 설명하시면 될 듯 합니다.
심사위원을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있던 물리학과에는 자기주장이 매우 강한 분이 계셨고, 사실상 자신을 설명하는 것보다 그분의 화를 얼마나 잘 식히는 지를 판단하는 듯 했습니다. 전 이런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좀 강한 멘트로 우회적으로 까고 나왔습니다. 10분이 되면 종이 알람이 울리고요, 그러면 마지막 발언을 하고 나오시면 됩니다.
4. 2차 면접
2차 면접은 같은 학과의 사람들 끼리 같이 봅니다. 토론식 면접이고요, 8명? 정도가 같이 들어갑니다. 심사위원님들은 전과 같은 분들입니다. 정말 더더욱 별거 없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주제가... "남성과 여성은 수과학을 전공하는데에 있어서 재능에 차이가 있다" 였습니다. 물론 주제 여러 개 중에서 하나를 뽑는 것이었지만, 이런 질문이 이런 상황에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상황도 상황이고 5명의 심사위원들 중에 3분이 여성분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다들 차이가 없다는 쪽의 의견에 치우칠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다들 차이가 있다 주장하더군요.
여기에서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절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중립직인 입장을 갖고 있으면, 두 입장에 대해 둘다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둘 다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집니다. 그냥 사람 적은 쪽으로 가든,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가든, 상관 없으니 그냥 한 쪽을 확고히 잡고 그것 미세요.
면접에서 보여주고 싶은 자기만의 가치관을 하나씩 정하고, 이를 얘기하라는, 먼 선배의 조언을 제 친구가 들었다 합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너무 거기에 메어 이런 이상한 문제가 갑자기 튀어나왔을 때의 유연성을 포기하진 말시기 바랍니다.
이것으로 대통령 장학금과 관련된 포스팅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포스팅은 끝나지만, 내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를 지원할 많은 사람들이 도움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호랑인이었습니다.